서울의 대표 빌라촌으로 꼽히던 상도동이 대규모 개발로 주거 지도를 다시 그리는 모양새다. 현재 상도동 일대는 신속통합기획, 모아타운, 역세권 활성화 등 각종 정비사업이 동시에 추진되고 있다. 인근 노량진뉴타운과 맞물려 서남권 주거벨트의 한 축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상도동에서 핵심 개발축은 상도14·15구역이다. 이들 구역은 최근 서울시 정비계획 고시를 통해 재개발이 확정됐다. 상도14구역은 용적률 250% 이하를 적용받아 최고 29층, 13개 동, 1191가구로 조성된다. 상도15구역은 제2종일반주거지역(7층)에서 제2종일반주거지역으로 상향돼 최고 35층, 33개 동, 3204가구로 구성되는 대단지다.
두 구역은 상도 3·4동에 걸쳐 있는 재개발 구역이다. 1960~70년대 지어진 저층 빌라와 주택이 밀집해 있다. 2014년 종로구 창신동·숭인동 등과 함께 낡은 주택을 보존하는 도시재생 시범사업이 진행됐지만 현재는 철거 후 아파트 단지로 정비하는 방향으로 전환된 상태다. 오세훈 시장 재임 이후 신속통합기획 대상지로 선정되면서 사업에 속도가 붙었다. 14구역은 2023년, 15구역은 2024년 신속통합기획안이 나왔고 지난해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통과했다. 이후 주민 공람 등 행정 절차를 거쳐 4개월 만에 정비구역으로 지정했다.
입지를 살펴보면 두 구역은 서울 지하철 7호선 신대방삼거리역과 장승배기역이 도보로 10분 거리에 있다. 강남권이나 여의도·용산 등으로 이동이 수월하며 서부선이 신대방삼거리역을 경유할 예정이어서 교통 여건은 더욱 개선될 전망이다. 또한 국사봉 자락에 위치해 조망권이 뛰어나고 일부 고지대는 한강 조망도 가능하다.
상도14구역 북쪽에 위치한 상도동 242번지 일대에선 서울시가 추진하는 ‘모아타운’ 사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해당 지역은 노후 저층주거지로 침수가 잦고 도로 폭도 좁아 상습적인 교통체증이 발생하던 곳이다. 제2종일반주거지역(7층 이하)을 제3종일반주거지역으로 상향하고 용적률 최대 300%를 적용받아 1498가구(임대 262가구 포함) 대단지로 탈바꿈한다. 3개 구역으로 나눠 개발이 진행된다. 동작구는 2028년 착공을 목표로 조합설립, 분양공고, 사업시행계획인가 등 후속 절차를 신속히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인근 상도동 279번지 일대 역시 모아타운을 추진 중으로 향후 연계 개발 가능성도 거론된다.
상도동의 대형 재래시장으로 신대방삼거리역과 인접한 성대시장 일대도 복합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서울시는 상도동 324-1번지 일대를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하고 지하 7층~지상 39층 규모의 복합건물 개발을 승인했다. 해당 건물에는 공동주택 159가구와 근린상가, 소상공인 지원시설 등이 함께 들어선다. 이곳은 남측 전통시장과 인접해 상권이 형성된 곳이다. 하지만 시설 노후화에 따른 방문객 감소, 열악한 보행환경 등의 문제로 시장환경 정비와 역세권 중심기능 강화가 필요한 지역이었다.
업계에선 상도동이 인근 노량진뉴타운과 함께 서울 서남권 주거지도를 재편할 핵심축이라는 평가다. 노량진은 이미 1만 가구 규모의 정비사업이 진행돼 새 아파트촌으로 탈바꿈 중이다. 상도동 역시 개발을 통해 6000가구 이상 신축 단지 조성이 예정이어서 두 지역이 맞물려 대규모 주거 벨트를 형성하게 된다. 두 지역은 지하철 7호선을 중심으로 생활권이 맞닿아 있고 2026년 착공 예정인 서부선이 신대방삼거리역을 경유하면서 교통 인프라도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상도동 정비사업은 단순한 주거지 정비를 넘어 서울시 도시계획 기조 변화의 상징적 사례로도 해석된다. 과거 도시재생 시범사업지였던 상도동이 신속통합기획·모아타운 등을 통해 철거형 정비 방식으로 전환된 건 노후 저층주거지를 신축 주거지로 재편하려는 서울시의 전략을 보여주는 흐름이라는 평가다. 도시정비업계 관계자는 “상도동은 정비사업이 단계적으로 확장되며 서남권 주거벨트의 핵심축이 되고 있다”며 “노량진·대방·신대방 일대와의 연계성이 높아 서울시 차원의 장기적 주거지 재편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고 말했다.
출처: 시사저널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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